다녀온 느낌

겨울 한라산

주대감 2025. 1. 15. 15:10

갑장들 환갑이라고 단체 여행을 가자는 곳이 이곳 제주도로 결정되어 이왕 건너간 것 겨울 백록담이나 가볼까나...
이틀 먼저 들어가기 위해 항공, 랜트카,숙소, 그리고 한라산 입산 예약 까지...
일사천리로 다 마치고 이틀 전 제주로 넘어왔다
5시부터 입산이 가능하고 성판악 주창장이 그닥 넓지않아 일찍 가야 할 듯 싶다
도착날 성판악을 가 보니 평일인데도 주차장이 만차!
일찍 서둘러야 할 것 같아 4시 기상 알람 설정을 해 놓는다
당일 새벽!
국립공원에서 문자가 들어 온다
오늘은 기상 악화로 백록담 까지는 통제하고 진달래 대피소까지만 등산이 가능 하다는 문자가 온다.
4시 조금 넘어 성판악으로 출발한다
산 밑에 도착하니 눈도 아니고 싸래기와 비...
바람도 세차고 춥다.
가~  말어~
고민되네 구름에 시야도 안 트이고...
잠시 고민...
기야지...  여기까지 왔는데...
가다 내려 오더라도 가야지...
랜턴을 하고 6시에 출발한다

평이한 길을 40여분 걷다보니 내 걸음이 빠른지 나 보다 먼저 출발 했던 사람들이 길을 비껴준다
홀로 산행이라 딱히 걷는 일밖에 ...
속밭 대피소를 지나고 빠른 걸음으로 사라오름  갈림길을 향해 걷는다

속밭 대피소가 보인다.
속밭에서 물 한모금 마시고 화장실도 다녀온다

이런 표지판이 자주 나타나는데 초행길인 나에게는 많은 도움이 된다
어디쯤 걷고 있는지, 얼만큼 걸어 왔는지..

고도를 높이니 눈은 조금 잦아들었다
눈은 이미 1m이상 쌓여있고 눈 아래는 돌밭과 돌 계단들 일텐데 눈이 쌓인 관계로 걷기는 더 나은 듯...
여명이 조금씩 밝아져 랜턴 없이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초행길이어서 긴장을 하고 걸었는데 이런 속도면 진달래 대피소까지 두 시간이면 도착 할 듯...

고도가 높아졌는지 상고대가  온 숲을 뒤덮었고  온 숲이 은빛세상이다
입구 분위기하고 또 다르다.

이곳부터 경사가 급해진다 표시 되어 있으나  산을 자주 오른 내 기준에서는 보통 등산로 수준...
눈이 많이 쌓이긴 했다
저 표지판이 저리 묻힐 정도면...

기온도 많이 내려가 있으나 생각보다 시렵지는 않다

오랜만에 설국 풍경속에서 겨울을 느끼며 걷고 있다

진달래 대피소가 가까운 거리에 있는 듯 하다
바람도 세차졌고. 장갑을 벗으면 손이 시려워  사진 찍기도 힘들 정도로 기온이 떨어졌다
하기야 이곳 고도가  1,800m라 했으니...
백록담 까지는 해발 100m밖에 차이가 안 나는데 못 올라 간다니 원...
혹시 날씨가 좋아져 통제가 해제 될 수는 없을까?
잠시 기대도 해 보지만...

곰탕 그 자체..
백록담쪽은 구름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럴 일은 없겠네 싶다.
40분만 더 걸으면 백록담인데...
덕이 모자란 거지...

처음 와본 곳인데 기념사진 이래도 하나 남겨야 하지 않겠나..
한라산 코스는  대부분 다 가 봤는데 성판악 관음사 코스만 못 가본 듯 싶다
큰 마음 먹고 왔건만 이번에도 기회를 못 잡네

온통 눈세상...

겨울 한 복판에 서 있는 듯 싶다

모든 것을 다 얼려 버렸다
사람들은 끊임 없이 밀려든다
대피소 공간은 한정되고 사람들은 계속 몰려오고...
자리가 없으면 사람들이 앉지도 못하고 이 추운 날씨에 밖에서 간식을 할 수도 없고
휴게소는 이곳이 마지막이자 오늘은 이 곳이 종착지...  더 오르지 못한다.
가자!
내려가자!
눈이 쌓여 폭도 좁아졌는데 단체들을 만나면 서로 피양하면서 가기 불편 할 것 같고...

더 머물고 싶었지만 이곳 환경이 그러지 못하다
평일인데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입산하고 있다.
주말은 어떨까?
올라올 때 보이지 않던 풍경들이 더 선명해 보인다

깜깜해서 안 보이던 풍경도 다시 보게 되고...
이런 멋진 곳도 지나왔구나~~

성판악 입구가 보인다

4시간 10분만에 진달래까지 다녀 와 버린거다
관악산 다녀온 것도 아니고...
이번 한라산 행은 싱겁게 마무리 하고 말았다
다음에 다시 오는 걸로...
관음사를 하산길로 잡는 이유도 좀 이해가 된다

성산쪽으로 넘어가 고등어조림 쌈을 시켰다
대박!
검나 맛있다.
나오면서 보니 TV로도 소개 된 적이 있을 만큼 나름 내공이 있는 식당 이었네

양도 많고...
어느 하나 인색한 것이 없다.

오랜만에 보는 성산 일출봉이다
친구들 내려오면 다시 보겠지 뭐...
들어가자
씻고 싶다
잠도 부족한 상태고...
바람은 계속 불어대고 눈은 조금 잦아드는 것 같고...
덕을 좀 더 쌓아 다시 와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