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온 느낌

2025년 딸애와 원적산행

주대감 2025. 1. 31. 16:10

설 연휴 끝자락!
긴 연휴 그냥 보내기 아쉬워 해린이와 산 하나 타자고 작당한 후 어느 산을 오를까 고민하다 뷰가 있고 육산 조건을 탐색한 결과 오늘 산행지는 이천에 있는 원적산!
이틀전 눈이 내려 아이젠을 준비하여 원적산으로 고고!

영원사 주차장에서 9시30분에 출발한다
출근하는 사람들도 많았는지 산 초입은 한산하다 못해 썰렁하다

초입을 오르자 마자 소나무 숲이 폭탄을 맞은 듯 가지가 찢어지고 부러지고...
첫눈 폭설 후유증이 듯 싶다
이런 참혹한 광경 처음보는 것 같다

1시간 정도는 이런 오르막을 계속 올라야 한다
질척한 흙길보다 눈이 덮힌 등길이 더 낫다는 생각을 하며 초반 빡센 오르막을 해린이가 잘 가고 있다

원적봉 오르막에 도착하니 이 산의 하일라이트  원적봉과 천덕봉 능선길을 맞이한다
해린이가 감탄사를 연발한다

이렇게 이쁠 줄 몰랐다나...

사람도 없고, 시간도 넉넉하고, 오늘 이 시간을 만끽한다
딸년과 비슷한 취향을 가지고 있지만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 느긋하게 즐겨보기로 한다

지난 지리산 이후 오랜만에 동행 산행이다
겨울산은 별 흥미가 없다며 올라왔는데 정상에 서니 매력이 많다며 좀 다녀야 겠다 그래서 다음은 태기산을 가보자 제안 하였다
트레이닝 러닝을 하는 딸애에게도 잘 맞는 산일 것 같고...

천덕봉으로 이동한다.
약간 오르막 길을 걸어야 하지만 뷰가 좋아 조금 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능선이다

걸어온 길을 자주 돌아보며 쉬엄 쉬엄 걷는다
오르막을 한참 걸었어도 땀도 흘리지 않고 걸었으니 거북이 걸음을 한  이유일게다

원적봉에서 한 컷...
기념 사진은 남겨야지...

천덕봉을 넘어가는 능선이 멋들어지게 이어져 있다

이곳에서 박 베낭을 메고 올라와 비박을 한 곳이라 이야기도 해 주고...
실제 초입을 오를 때 야영을 마치고 내려오는 부자를 마주쳤는데 살짝 부러웠기도 했다.

여기까지 오르면서 산객은 4명을 마주친 것 같다
산 아래 타운 하우스가 형성되면서 동내 주민으로 보이는 산객들이 간단한 차림으로 드문  드문 부부지간 신행을 하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내려와 카페에 들러 커피 한 잔 하고 가기로 한다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서로 찍은 사진 공유하며 곰탕이 되어가는 막 내려온 산을 바라보며 아침 일찍 시작하길 잘 했다고 서로의 결정을 칭찬한다.

해린이가 뒤 따라 오면서 틈틈히 동영상을 찍었단다
같이 다니다 보니  내가 어떻게 걷는지 내 모습을 볼 수 있어 재미가 쏠쏠하다.

산 정상에서의 컵라면의 맛은 말해 뭐해!
차안에서 김밥 먹었다고 먹지 않겠다던 해린이도 엄청 맛있다고 한 그릇을 다 비운 걸 보면 산행 후 컵라면의 맛은 성취감의 조미료와 풍경 맛집에 따른 조미료가 가미된 맛임은 틀림 없는 것 같다.

오랜 만에 딸애와 함께한 원적산행!
쉬멍 걸으멍 천천히 놀면서 수다 하면서 놀짓 다하며 보내는 모처럼 부녀지간의 행복한 시간이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