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온 느낌

비금도 그림산과 투구봉

주대감 2025. 2. 6. 14:32

여객선 운항 정보를 들어가보니 정상운행이랜다
나흘만에  뱃길이 열리는 것이다.
구름산에 가고싶어 이번 여행을 시작했는데 안 갈수가  없네
진도에서 새벽부터 서둘러 8시 배를 타고 비금으로 들어가는데 성공!

40여분간의 운행 후 비금도 가산선착장에 도착했다.
어젯밤에도 눈이 내려 정상부가 바위여서 긴장을 하고 올라야 할 듯!

이동중에 오늘 올라야 할 산을 눈에 담아본다.

상암 주차장에서 바로 산행을 시작한다.

습설이어서인지 아이젠에 눈이 들러붙어 걷기 불편하다
벗어버릴까?
불편해도 안전이 제일이지...

30여분 걷고나니 시야가 트이기 시작한다.
멋드러지게 암릉이 눈에 보인다.

어려운길로 오르고 내려올때는 쉬운길로 오기로 마음먹었다.

어려운길쪽으로 진행하니 급경사의 사다리길이 이어지고 이런 멋진 뷰포인트가 나를 맞이해준다.

뻥 뚤린 시야와 경관이 속이 다 후련하다.
어제 올랐던 여귀산 보다 장쾌한 풍광이 눈에 들어온다.

1004의 섬이랬던가?
신안에는 유난히 1004와 연관되어 붙은 지명이 많다
그 이유가 1004개의 섬이 있어 그렇다나...
저렇게 섬들이 흩뿌려 있으면 섬이 1,000개가 넘을 것도 같다.

암릉부위에 눈이 발목까지 쌓여있다.
초행길이어서 최대한 조심해서 걷는다.
어제도 많은 눈이 내렸고 그제도 많은 눈이 내려 아직 다른 사람의 인기척 없는 설산을 내가 길을 내며 걷고 있는 샘이다

밟기가 아깝다는 생각도 들고...
왠지 조용하고 평화로운 도화지에 내 발자욱이 그 조용한 평화를 깨뜨리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뭐라도 써 볼까?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석이 왜 이리도 초라할까?
투구봉이 유명해서 일까?
아뭏든 유명세 치고는 정상석이 초라하다.
해발고도 표시도 없네...

그래도 정상 기념 사진찍기 놀이는 해야지...
베낭 엎어놓고 여러번 찍어 마음에 드는 컷만 몆 장...

그럴듯 하다.
언제부터인지 역광 풍경을 많이 찍어댄다.
하기야 사진 한참 할 때도 역광을 즐겨 찍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뭏든 요즘 사진찍고 싶은 마음이 스믈스믈...

사방이 뻥!뻥!뻥!
멀리 이곳까지 찾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산행기를 많이 읽어 봤는데 이럿듯 눈 덮인 산행 후기는 못 본듯...

우측에 이 산행의 하일라이트인 투구봉이 보이고 데크길 역시 선명하게 보인다.

기상상태가 좋지않아 며칠 여객선 운항이 없었던 터라 3시 배를 타고 나가기로 계획 하였기에 무작정 이 아름다움에 빠져 있을 수도 없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와 투구봉으로 이동한다

우리나라 3대 데크길 중 하나란다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

가까이서 보니 장쾌하기 까지 하다.

구름산에서 넘어온 길도 아름답다.
오늘 새벽까지도 눈이 내렸기 때문에 눈 내린 후 날이 갠 지금이 최고의 설경일 것이고 기온이 따뜻한 이곳의 특징으로 볼 때 오후가 지나면 눈들이 녹아 지금의 풍경이 아닐게다.

이곳은 바람이 세찬지 눈이 쌓이지 못하고 한방향으로 몰려있다.

구름없는 파란 하늘이었다면 사진으로는 기가 막힌 장면이 연출 되었을 것 같은데 이 점이 조금 아쉽다

뮈야~
여기는 아예 정상석이 없네...
조금전에 걸어왔던 곳이 정상이라는 것이겠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난 이곳이 사람들에게 더 사랑받는 것 같은데...

기온도 포근하고 바람도 적게 불어 한참 동안 머물고 싶었는데...

내려가자!
또 언제 올지 모르는 이곳...
아쉬운 생각이 자꾸드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닐까?

30여분 머물면서 제일 멋진 풍경을 보며 준비해간 점심을 먹겠노라 생각했는데 오늘 산행의 제일 아름다운 곳은 이곳!

돌아가는 중에도 자꾸 사진을 담게 된다.

하산길은 쉬운길 쪽으로...
후회했다.
풍광도 없는 이길이 걷기가 더 불편할 듯...
그냥 우회로라 하지 굳이 쉽다, 어렵다 갈라놓는 것은...
그냥 이분법 논리인가?
왠지 친절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려오는 길은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오전에 발목까지 쌓였던 눈은 양지 바른곳은 흙바닥을 보여주고 있으니 남녘은 남녘인가 보다.

비금도의 가볼만한 몇 곳을 둘러본다.

하트모양의 하트해변!

이곳 해변은 프랑스 상선이 파선되었던 해변이랜다.

지나오연서 구름산을 멀리서 담아본다.
아마도 걸어본 사람만이 이런 여운을 이해 할 듯...

명사십리 해수욕장도 들어가봤다.
자동차가 들어가 모래해변을 달릴 수 있는 해변이다.

그런데 왠 쓰레기 수거 현장...
끝도 없을 것만 같은 어마어마한 양이다.

삭막한 겨울비치와 쓰레기 더미들...
머물고 싶지 않다.
배 시간 때문에 제대로 된 식사도 못하고 비금을 떠나야 할 것 같다.

선착장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공사 차량들이 있어 서두르지 않았으면 다음배로 나갈 뻔 했다.

섬에 도착하면 저 상징물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비금의 뜻은 섬의 형상이 날아가는 새의 형상이라 비금도랜다.
그 뜻과 잘 어울리는 조형물답다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듯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섬에서 탈출하여 뭍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