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이 온다 하여 눈을 밟고싶어 북쪽 깊숙히 자리 잡고있는 고대산을 걷기로 한다
동도 트지 않은 5시에 일어나 채비를 하고 연천으로 떠난다

고대산 근처에 도착하니 동은 트고 눈이 간간히 날린다
밤새 눈이 왔는지 적당히 눈이 깔려있다

사람도 없고 누구도 걷지 않은 오솔길을 내 발자욱으로 채워가며 산속 깊이 들어간다



이게 얼마만인가
겨울산을 제대로 느끼면서 걷는다

7부능선에서 칼바위 능선을 마주친다
눈 없을 때는 정말 재미있게 걷는 코스겠지만 눈이 쌓여있는 지금은 눈 덮힌 바닥상황을 알 수없어 조심히 한 발 한 발 내딛을 수 밖에...

밤새 비가 눈으로 바뀐 듯 가지 가지마다 얼음이 핫도그처럼 얼어붙어 있다
정상이 다가올수록 나무들이 얼음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가지들이 땅으로 내려와 얼음정글 숲을 만들어버려 네 발로 기어 산정을 오르고 네발로 기어가며 내려 갈 줄이야...


칼날능선에 도착!
밤새 얼마나 추웠는지 모든걸 얼려버렸다.
길다운 길은 여기까지..

여기부터 얼음정글... 길이 없다 저 숲을 통과하는데 땀이 범벅...
과연 무탈하게 정상에 도착할 수 있을지..
이런 광경도 처음인 듯 싶다


저 팔각정까지 어찌 헤치고 갔는지...
얼음달린 나무 기지들이 무게를 못 이겨 모두 땅으로 내려와 길이 없어져버렸다
어떻하든 저 팔각정까지 올라야 한다
거기부터는 능선길...
올라온 길로 하산한다는 것은 불가능 할 것 같다 판단하고 제 3코스로 하산하기로 정한다

여기서부터는 전화기도 사망!
네 발로 기는바람에 전화기에 눈이 들어가 얼어버린 듯...
스위치 작동이 안되는 상황이어서 사진도 포기
결국 정상에 올라 스페츠와 아이젠을 준비하고 3코스로 하산을 시작!
1시간여를 내려오니 등산로 다운 길이 나온다
땀으로 범벅이 되어버린 내 몰골이 참 ...
겨울산의 정취도 느끼기전에 내 관심은 온통 안전한 하산에 집중하고 있었고,
4시간 반 넘게 걷고서야 휴양림에 도착하였다
그래도 오랜만에 힘 겨운 산행을 했나보다
아침 7시 30분에 2코스로 시작하여 3코스로 하산하기 까지 5시간이 걸린 산행이었다
정신없는 산행이었지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눈 산행, 준비는 꼼꼼히 하는편이어서 그리 어설프지 않았으나 모든 나뭇가지가 핫도그만한 얼음을 메달고 무게를 이기지못해 길을 모두 덮어 정글로 만들어 버린 현상은 처음 맞이한 광경일 듯 싶다
오늘 산행...
여운이 좀 길 듯 싶다
'다녀온 느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말 연휴 풍경(2) (0) | 2024.01.02 |
---|---|
연말 연휴 산들의 풍경 (0) | 2024.01.02 |
관악산의 운해 (0) | 2023.11.04 |
8월 정기모임(내면) (0) | 2022.08.08 |
용화산 (0) | 2022.07.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