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에서 탄핵 선고가 진행되고 있는 시간에 단양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모임은 내일 이지만 오전중에 비 소식도 있고 해서 하루 먼저 도착하여 봄기운이나 먼저 느껴볼까나 하는 마음에 서둘러 내려강고 있는데 탄핵 결론이 시원스럽게 내려진다.
약간의 짜릿함도 있고 벅찬 느낌도 다가오고...
이제 무엇인가 바로 잡혀 반듯하게 걸어 갈 것 같은 막연한 생각들...
오후에 도착하여 집을 짓고 저녁을 먹고나니 림보에게서 연락이 온다.
차 한잔 마시러 마실 오겠다고...

다음날...
아침을 간단히 마치고 지난번 공사 중이던 휴양림 숲길을 걸어본다.
새단장을 하였네..
오토 캠핑장까지 적지 않은 거리인데 데크길과 함께 걷기 좋은 길을 조성 해 놓았다.

하선암을 따라 사인암 방향 숲길도 걷기 좋은 계곡길과 숲길을 반복하며 계곡따라 조성된 길이 아름다웠으나 산불 때문인지 나오는 문이 굳게 잠겨있다.
이번 산불에 온 나라가 초 긴장...
이곳 월악산과 소백산은 완전 통제!
다른 국립공원은 부분 통제여서 걸을 구간이 있더고만....
이 지역은 전면 통제!

새로 조성된 쉼터도 생겼다.

이 데크길은 멀리 오토 캠핑장으로 연결되어 있고 중간에 계곡 건너 국도로 나가는 다리가 있나 찾아보는데 캠핑장까지는 없는 듯...
돌아가기로 한다.

생강나무가 보기 좋게 만개 하였고, 간간히 매화꽃도 만개 직전이다.

해린이는 장수에 잘 도착하여 뛸 준비가 끝난 모양이다.
아들은 뒤늦게 새벽 비행기로 제주로...
친구들과 가기로한 제주 여행이 갑호비상이 해제되어 하루 늦게 출발...
그래도 다행이지!
마눌은 뚱이와 집에서...
안양은 비가 온댄다. 이곳은 잘 하면 비를 피해 갈 수도 있을 듯 한데...

우리 가족들의 주말은 서로 멀리 멀리 떨어져 각자의 개성대로 즐기고 있는 샘이다.


꽃 피는 4월의 첫 주말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나의 퇴직과 함께 시작된 겨울이자 계엄의 시간...
그 혼란스럽고 비 상식적인 시간들은 겨울과 함께 어제부로 정리되고 새봄의 시작...
내 인생 노트도 2악장의 시작을 고하기로 하자!

점심 나절부터 예보 된 것처럼 비가 오기 시작한다.
생각보다 비가 많이내린다.
쉘터속에서는 수다 삼매경속에 푹 빠져있다.

지난 신안.해남 여행 이야기부터 수피아형 화상입은 에피소드 까지...

비는 밤 늦게 까지 내렸고 다음날 상쾌한 봄 날씨로 아침을 시작한다.
겨우내 흙속에 묻혀있던 생물들이 햇살을 향해 죄다 고개를 내미는 듯 대지는 푸르스름하게 옺을 갈아입는다.

하선암쪽 트레킹을 하기로 한다.
이곳도 점차 걷는 길로써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는지 단체로 걷는 무리가 자주 눈에 띈다.
온갖 미디어의 발달로 이젠 오지라는 말이 없어 지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바위에 붙어 있던 이끼도 싱그럽기만 하고 이름 모르는 나물들과 들꽃들이 너도나도 고개를 저들고 있고
나뭇가지는 물이오르고 움을 틔우며 나름 바쁜 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계절은 항상 그렇게 바쁜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듯 싶다.

아직은 아침 저녁의 싸늘한 시간과 해가 떠 있는 양지의 시간...
지금은 두 계절이 공존하는 시기...
이 시기에만 느껴지는 계절이 바뀔 때 느껴지는 아쉬운 감성은 왜 이리 짧을 것만 같은지...

하선암에 도착하여 주위를 돌아본다.

수량이 적긴 하지만 흐르는 맑은 물줄기는 청량감을 가져다 준다.


너럭바위로 가기위해 징검다리를 건너간다.

애고 애고 빠질라...


잠깐 머무르면서 봄볓의 따뜻함속에 포근한 한나절을 그리 보내고 있다.

바위취라 그랬던가?
아직 꽃이 피지 않았다 그러는데 꽃이 피면 예쁘단다.

누군가 쌓아논 작은 소망탑들은 누군가에게는 작은 놀이터가 되고...
누구에게나 찾아온 휴일의 봄날은 각자각자 그들의 취향대로 보내고 있다.
우리는 이런것을 "일상"이라 한다.

나는 영동에 있는 천태산을 가보고 싶어 대전소재 장태산 휴양림 야영장을 예약해 놓아 오후에 이곳으로 내려와 집을 지었다.

저녁먹고 오랜만에 찾은 휴양림을 한바퀴 둘러보는데 눈에 익은 듯 새로운 듯 무엇인가 다른 모습...

이것 저것 시설들을 손 봤겠지만 아기자기 하게 지속적으로 가꾸어 온 것들이 표가 난다.

휴일저녁 사람들이 빠져나간 시간이라 한적함과 쓸쓸함도 느껴 지는 것이겠지만 둘이 걸으면 더 좋겠다는 아쉬움도 느끼는 것도 사실!

쭉쭉 뻗은 메타쉐콰이어 나무는 보기가 시원시원 하다.
아직 이파리가 나오기 전이긴 하지만...



오래전에 요한네와 왔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생각도 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