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마지막날 12월 31일!
해린이가 며칠전 연말까지 휴가라고 마지막날 산행을 하자 한다.
한동안 나무공부에 빠져 숲은 자주 들락거렸지만 산 정상을 두고 오르는 산행은 참 오랜만인 듯 싶다.
내년 3월이면 이 녀석도 유부녀가 될 텐데 처녀시절 산행은 이번 산행이 마지막이 될 듯 싶어 그 또한 의미가 있는 일정이었다.
어디를 갈까 생각끝에 편하게 그리고 길지 않으나 아기자기한곳...... 홍성 소재의 용봉산!
이곳이면 이 겨울산행에 적당할 듯 싶어 아침 7시 30분에 집에서 출발한다.

근처에서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휴양림 입구에 도착했다.
산행은 이곳에서 부터 시작하여 여러 봉우리를 한바퀴 도는데 약 3km 정도 시간은 3시간여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산의 특징은 보기에는 나즈막한 산이다. 그러나 바위산이고 오르막과 내리막의 연속으로 특히 겨울철은 미끄럼에 신경을 쓰며 걸어야 하는 그닥 편치않은 길이기도 하다.
오늘은 기온마저 뚝 떨어져 추위를 대비하여 걸어야 하는 부담감도....

평일 용봉산은 한산했다.
어쩌다 한 두분 마주치는 산객들이 서로 반갑다.
이곳은 내포 신도시와도 가까워 산 좋아하는 주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도 하다.
산행 초입은 단풍나무들이 식재되어 있는데 이곳이 양지바른 곳인지 가을잎이 아직 듬성듬성 남아있는 나무들도 눈에 띈다.

20여분 올라오니 시야가 트이기 시작한다.
이 시기의 들력이나 숲을보면 참 황량하다는 생각들을 하고 살아왔었는데 숲공부를 하고 있는 지금은 이 황량함속에는 다가올 봄을 준비하고 살아 가고있는 생명들의 몸부림들을 조금씩 느끼고 있다.


흔들바위에 도착 하였다.
몇 번을 이곳을 지나쳤어도 이 바위한번 만저보지 않고 통과 했었는데 오늘은 바위도 만저보고 흔들리는지 밀어도 보기로 한다.
아무리 밀어봐도 꿈쩍하지 않는다^^

최영장군 활터에 도착하였다.
해린에게 최영장군 활터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 주었더니 최영장군의 말이 장군이 하는 말을 알아듣고 고개를 끄떡거렸다는 표현에 말도 않되는 이야기라며 왜 나는 이런말들을 그냥 설화로써 받아들이는 감성이 없을까? 하면서 둘이 마주보며 키득거리기도 했다.
"다름" 이겠지....
받아들이는 몫은 각자의 몫이기에 받아들이는 수용체가 모든 사람이 다 같을 수는 없을 테니까....

정상 가는길에 기념사진 한 장 남겨본다.

정상에 도착하였다.
이곳은 항상 사람들이 많아 혼자와서 기념사진을 찍기가 어려운 장소인데 오늘은 우리 둘 뿐이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제법 살이 통통하게 오른 고양이 녀석들이 5마리나 정상 주변을 배회하고 있다.
아마도 이곳에 오르는 사람들이 밥을 먹이는지 낮선 사람들의 경계심이 1도 없다.




고양이 녀석들은 따뜻한 곳을 좋아하는데 이곳 산속에서 얼마나 추웠을까? 양지바른쪽에서 웅크리고 있는 녀석을 해린이가 그냥 지나치지 않고 쓰담쓰담 해 주고 있다.

이처럼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 날의 특징은 시렵다는 것이다.
시베리아쪽에서 내려오는 찬공기 때문인데 이런 날씨는 춥기는 하나 시야가 깨끝에 사진을 찍으면 시원시원한 배경을 담보해준다.

경치좋은 곳이 나오면 어김없이 사진찍기 놀이..... 딸년 노는 모습을 보면 요즘애들 맞다!


이 지역에는 어젯밤에 눈을 뿌렸는지 얇게 눈이 덮혀있어 그닥 미끄럽지는 않았지만 행여 바윗길에 미끄러질까봐 여간 신경쓰며 걸지 않을 수 없다.
오르막 내리막이 경사도 가파른 편이라 신경을 더욱 쓰며 걸을 수 밖에.....

별 관심도 없는 애지만 가끔 특이한 나무들이나 바싹 마른 잎이 아직 달려있는 수목들을 만나면 간단하게 나무 이야기도 해 주며 걸어가는데 어떤것은 공감하고 어떤것은 관심밖의 표정이다.
그냥 들어주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간간히 그런 생각은 못해봤어 하는 이야기도 가끔....

오늘 걸어야 하는 거리의 절반정도 지점에 도착한듯 싶다.
이 산의 유일한 공중다리^^
앙증맞기도 하다.

몸치가 뛰었다^^
2년전만해도 등린이라고 해서 산길에서는 맥을 못주던 녀석이 오늘 함께 걸어보니 잘 걷는다.
2년전 지리산에서는 아이고 이걸 어째.......
하산이 아니라 거의 기어내려오는 수준이었는데 2년사이 등린이 수준에서 지금은 곧 잘 걷는 수준 정도?
하기야 산악 마라톤 대회를 몇 번을 다녀왔던가?
해외원정 2번을 포함하여 요녀석이 산악 대회에서 뛰는 거리를 합치면 500km이상은 될 듯 싶은데......
그간 실력이 많이 좋아진것 만큼은 틀림없다.


둘은 벌써 이 산 한바퀴를 다 돌아간다.
둘만의 공감대를 공유하며 주고받는 대화나 산을 보며 느끼는 감성이 비슷함을 느끼며 걷는 이 시간이 즐겁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눈 얇게 깔린 겨울 물개바위를 통과한다.
기분 같아선 저 바위에 앉아보고 싶지만 통과!


하산길에 만나는 마지막 명물 의자바위.....
이런 모습을 하기까지 수 억년을 보내면서 의자모양이 되었을텐데 이 산 모든 바위가 그렇듯 이 의자바위 또한 그 긴 시간들을 품으며 이곳에 이 모습으로 머물기 까지 어떤 세월들을 보냈었을까?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며 걸었던 시간은 세 시간 30분이 되서야 산 아래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오랜만에 부녀지간에 잊지못할 추억 하나 만든 하루였던 것 같다.
한 해 마지막날, 부모곁에서의 마지막 딸과의 산행.....
아런 저런 의미들을 생각하며 걸었던 산행을 마무리 하고 근처 단골 맛집에서 맛난 점심을 하고 커피한잔 하러 커피집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도 살이 통통히 오른 개냥이 세 마리....
이곳을 방문하는 손님들의 반응을 보니 꽤 익숙한 행동들.....
해린이에게도 고양이가 할 수 있는 애교를 다 보여주는 듯 싶다.
지난 겨울 여행중에 들렀던 고흥 "애도" (고양이 섬)가 생각이 나는데 그 곳 고양이들 보다 이 지역 고양이들이 훨씬 관리가 잘되고 건강한 모습을 보니 이 지역을 고양이 마을이라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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