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홀로 밤낚시를 다녀왔다
지난밤 돌풍이 불었는지 아직 가을색으로 갈아입지도 않은 가로수를 얼마나 흔들어 놨는지 낙엽이 아닌 이파리들이 거리에 수북하다
간간히 지나는 차량의 뒷바람에 공중으로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하는 풍경이 왜 더욱 쓸쓸하게 보이는 것인지...
이곳 미산은 찬기가 한참이나 남아있어 두터운 겨울 파카를 두르고서야 잠시 흐르는 계곡을 바라볼 수 있었다
시골의 들력은 가을로 충만하다 추수가 아직 체 끝나지도 않았는데 코끝의 바람은 벌써 겨울을 제촉하는지...
밤에 낚은 손님들 얼굴을 한 번 보고 싶어 살림망을 들어보니 열목어와 어름치... 반가운 얼굴이다.
보호어종이기도 하고 내 입만 조용하면 이놈들이 더 살 수 있겠지 싶어 조용히 방생!!! 요놈들이 많이 살아야 나도
이곳을 꾸준히 들락거리지...
계곡은 가을이 한층 더 완연하다.
가물어서 그런지 물들어가기 보다는 말라가고 있음이 역역하다
홀로 보낸 계곡의 하루는 새벽녂에 겨울처럼 추웠지만 찾아오는 아침의 써늘함은 내가 잘 살아가고 있음을 깨워주듯
정신이 번쩍들게 하곤 한다.
올 들어 첫 서리를 맞이한 아침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