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뱀사골 계곡을 걷는 날!
장마가 시작 되었음에도 너무나 맑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으나 너무 덮지는 않을래나 걱정도 되는데 숲길 그늘아래를 걷겠지 하는 믿음이 있었고,
그래도 오늘 걸어야 할 거리는 화개재까지 9.2km 왕복 18.km, 8시간정도 소요될 것 같다.

자동차는 야영장 입구 주차장에 세워놓고 뱀사골 야영장에서 산행을 시작한 시간이 정확히 9시!
계곡을 끼고 걷는 산행이어서 반바지도 챙겨왔는데...
탁족이래도 할 수 있을래나...

공원 지킴이를 지나는데 하늘은 구름 한점 없는 땡볓!

뱀사골 제 1 야영장 입구를 지난다.
사실 이곳 야영장을 예약 해 놨었는데 예약기간에 마눌이 일정이 있다해서 1주일 밀려 덕동야영장에 자리를 잡은 것이었지...
그 덖에 차를 가지고 왔다갔다 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화개재 9.1km...언제 다녀온다냐...
내려오는 거리를 계산해보면 노고단으로 넘어가는 거리나 같아서 오르는 내내 갈등을 하며 올랐다.
노고단으로 방향을 잡으면 힘은 더 들지만 능선길을 탈 수 있어 산행이 주는 느낌은 또 다른 지리산 다운 산의 매력을 보여 주겠지만 에너지원인 간식이 부실해서 원래 계획데로...

뱀사골 신선길 이랜다...
그럼 나도 신선이 되어 볼까나?
오늘 만큼은!
그제는 어사가 되어 어사길을 걸었었네...

무장해 길이 2km정도 이어진다.
휠체어를 타고도 이 계곡을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지...
걷기 불편한 약자를 위하여 이런 길을 만들어 놓은점은 높이 평가하고 싶다.

비온 뒤라 쏟아지는 계곡수의 물소리가 천둥소리 처럼 우렁차다.

그늘 아래로 평평한 데크길은 어머니의 산이라는 애칭처럼 편안하게 뻗어있다.

애고고...
요 녀석은 누구다냐...
싸리 꽂이네...
다른 지역은 벌써 시들었던데
고도가 높은 지역이어서 인지 계절이 조금 더디다는 것을 피고있는 들꽃을 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아주 옛날 이 깊고 깊은 곳에도 화전민들이 살고 있었을까?
와운마을이 지금도 사람들이 동내를 이루고 살고 있으니 말이다.

2.2km의 평탄한 길을 걸어오니 와운마을 입구가 보인다.
이곳은 내려올때 들르기로 하고 통과!
800m거리 밖에 되지 않지만 내려올때 보는 것으로...

아무리 봐도 지겹지 않은 풍경이 이어진다.
산수화란 이렇듯 산과 물이 만나야 산수화가 그려지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오늘 나는 한폭의 산수화속에 작은 소재거리....


산수국이 꽃 모양을 잡아가고 있는 시기인듯 작은 수국들이 여기저기...




일본 조팝나무란다.
이 계곡에는 일본 조팝나무가 상당히 분포되어 있는 듯 하다.
화개재 에서도 다른 야생화들과 어울려 피어있는걸 보았는데 유독 이 뱀사골 계곡에서 말이다.

일월 비비추가 꽃을 막 피우기 시작했다.
어제 만복대에서 만난 비비추들은 이제 꽃망울이 맺쳤었는데 말이다.
그도 그럴것이 어제 들렀던 만복대의 고도가 이곳 보다 1천미터 정도 높으니 말이다..



병소에 도착했다.
계곡 모양이 병의 입구를 닮았대나...

오늘 내가 걸어야 할 목적지를 잘 나타내 주는 지도인 것 같다.

누가 이런 의자를 만들 수 있을까?
보루네오도 이렇게는 못 만들지 싶은데...

절반정도를 지나왔다.
여름철이라 아무리 그늘 아래를 걷는다 해도 흐르는 땀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옻은 이미 흠뻑 젖은 상태로 산행을 지속한다.
환복을 하여도 다 젖을 것이고...





많이 올라왔네...
아주 가파른 구간이 나를 기다리고 있겠지...
물한모금 마시고 숨 고르기 한번 한뒤에 오르기 시작한다.



얇은잎 고광나무란다.

이파리를 보니 까치수영은 아니고 무슨 꽃인지 잘 모르겠다.



중간 중간에 이런 나무의자를 만들어놔서 숨 한번씩 고르며 오를 수 있어 만나면 반가운 친구!

찾아보니 눈개승마란다.
지난주 덕유산에서는 하얗게 꽃이 피었었는데 왠지 아닐것 같은 의심이...



친구도 만났네...
비온뒤라 요녀석들도 햇볓에 몸을 말려야 할테고...
네가 나를 방해한 것인지 내가 너를 방해한 것인지...
아뭏튼 너와 나는 함께 있을 수 없다는 것!
작은 네가 피해 가거라!

막차에 도착했다.
막차의 뜻은 여러가지 설이 있으나 뱀사골 계곡의 마지막 골짜기라는 뜻으로 이해하기로 했다.
이제 20여분 후면 지리산 주 능선을 조우하게 된다.
사진들을 찍으며 걸었더니 4시간이 지나버렸다.
보통사람들은 3시간 초반이면 도착한다 그러는데...

매미꽃이란다.
정상에 다가오니 매미꽃이 많이 보이는 걸 보면 이 꽂은 여름꽃이기 보다는 늦봄에 피는 꽃이 아닐까 싶다.


내가 좋아하는 꿩의 다리!
언제봐도 멋있다.
그러나 독초라는 것...
아름다움 뒤의 독이라...
왠지 꽃과 어울리지 않은 이미지이다.

화개재로 가는 마지막 계단!
이 지점이 제일 신나는 지점!
목적지 바로 전 계단!

지리산 주능선과 조우했다.
왼쪽으로 가면 삼도봉 800미터 전!
오른쪽으로 가면 토끼봉 1.2km...
모두 다 오르고 싶으나 체력도 체력이거니와 간식도 다 떨어졌고 되돌아 가야 할 거리가 만만치 않고...
원래 계획데로 화개재에서 잠시 즐기다 하산하는 것으로...

오랜만에 보는 범꼬리풀...


일본 조팝나무도 군락을 이루고...

이곳도 천상의 화원일세...





저 뒷쪽 산봉우리가 삼도봉이네!
반대쪽 토끼봉쪽 능선을 조금 더 걸어본다.
들꽃이 있을까 해서 확인하고 싶었다.

그러나 없다. 아직 2주 정도 이른 시기일듯...
공원관리 직원을 만났다.
노고단 지나 돼지령 능선쪽에 야생화가 나왔냐 물었더니 이제 고개를 내미는 정도라네...
여름 주 능선을 걸을 이유가 사라졌네...
내일 걸어볼까 생각 중이었는데...

하산하자.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2시가 넘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와운마을도 들렀다 가려면 서둘러야지 싶다.

이곳은 예전에 대피소가 있던 자리다.
없어진지 오래 되었지만 터는 풀만 무성하다.

뱀사골에 샘이 하나 있었는데 이곳이네...
간신이 샘으로써 명맥만 유지하듯 보이고...

산 목련도 아직은 꽃들이 달려있고...




15km가 넘어가니 발바닥에서 불이난다.
여분의 울양말로 갈아 신었더니 조금 나아진것도 같고...



와운마을 입구에 도착했는데 못 갈것 같다.
피로도 피로지만 허기가 몰려와 빨리 내려가서 식사를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이곳은 내일 다시 올라오지 뭐...


무장애 데크길을 만나니 반갑기 그지없다.

하산완료!
도착시간이 5시 40분!
8시간 40분만에 하산 완료했다.
걸은 거리 18.4km...
능선길을 조금 더 걸었으니 19km,

30여년만에 걸어본 뱀사골 화개재 코스...
힘든 가파름 보다는 긴 계곡길이 인상 깊었던 계곡산행!
여름산행으로는 이만할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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