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계절 흰눈 쌓인 겨울에 처음 이곳을 처음 지나면서 기찻길 옆으로 트레일이 있음을 확인하고 여러 사람들의 방문 후기를 틈틈이 읽어보게 되었다.
신록이 물들기 전 초봄에 승부역에서 양원역까지 5.6km를 처음 걸어보면서, 낙동강을 따라 걷는 이 트레일이 그 어디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감성을 느끼며, 이 구간을 걷는동안 내내 걷고있다는 것이 이렇게 행복할 수가 있다냐....
이 지역은 우리나라 안에서는 오지중에 오지였을 이곳이 사람들의 발길이 많아지고 이곳의 매력을 속살 벋겨 나가듯이 하나하나 오감으로 느낄때면 세평 하늘길 트레일의 매력에 푸~욱 빠진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철암을 지나 척포에서 승부역까지 오는 도로 역시 자동차 한 대 겨우 지나다닐 정도의 최소한의 넓이로 이어진 구간이 여러군데.....
실제 오늘 이곳을 나오는길에 공사 트럭과 마주쳐 후진을 200여미터 해서 교차하는 사태가 벌어졌으니 말이다.

이 철도는 영주에서 올라와 봉화-분천-승부-철암-태백-동해로 이어지는 영동 중앙선이다.
역들중에는 역무원이 없는 간이역들이 몇군데 있는데 기차에 오르면 승무원에게 티켓팅을 하면 된다.

오늘 출발점이 될 승부역이 강건너 보인다.
기왕 걷는 일정이라면 계획을 촘촘하게 세워 척포 구간부터 걸어봐도 나쁘지 않겠다 싶다.
오는 구간 구간중에 자동차를 잠시 멈추고 사진을 몇번씩 담고오는 포인트가 몇 군데를 지났고, 지대가 높아 탐스럽게 달려있는 붉은색 사과밭들도 정겹게 느껴졌었다.

이런 풍경을 가진 길을 자동차로 지나가 버리는 것이 못내 아쉽기만 했던 구간중 하나.....

8시 30분부터 승부역을 출발하여 양원역을 향해 걷기 시작했고 숲길로 들어서자 이걸 어쩐다냐.... 온통 궁금한 관목과 교목들이 내 발길을 붙잡는다.

가을이면 아름답게 물들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붉나무가 언제 이곳에 자리 잡았는지 몇번의 가을을 맞이하는지 모르겠다.

여름이 한참이었을 달맞이 꽃은 왜 지금에서야 꽃망울을 터트리는 것인지....
이 싸늘한 가을에 벌, 나비가 있을리도 없고.....
식물은 이동할 수 없기에 때를 잘 맞추어 나오는 능력이 수정과 번식을 할 수 있느냐, 못하느냐를 결정짓기도 하다.

요 녀석들은 당단풍처럼 보이기는 하는데 주변을 아무리 찾아봐도 당단풍나무가 보이지 않는다.
어디서 날라와 이곳에 터를 잡았는지....

돋보이기는 하네.....
주변의 수목들은 힘을 잃어가는데....

단풍의 절정의 시기는 다음주나 다다음주정도 될 듯 싶은데 물가여서 좀더 빨리 단풍이 물들지 않았을래나 하는 기대도 해 보았지만 짐작한데로 조금 이른감이 있었다.
노랗게 물들어 가는 녀석은 대부분 생강나무들이 물들어 가고 있고 색깔로 보니 의외로 이 지역에 생강나무가 많아 보인다.


올해도 기후 영향으로 곱게 물들어 가는 단풍보다는 잎이 말라서 땅에 떨어지는 현상으로 보여질 확률이 높을 듯.....

분천역까지 걸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비동역 근처에서 길이 끊긴지 몇 년 된듯 싶은데 다리공사를 아직도 하고 있으니 이곳을 찾는 사람들마다 아쉬워 하고 있다.

비가 잦았다고 한다.
수량이 제법 많아보이고 흐르는 물쌀도 세차 보인다.
물은 이렇듯 흐르는 것이 순리인 듯 싶다.
지구 곳곳이 물부족으로 고통받기에 여력이 되는 나라들은 댐들을 지어 물을 가두어 놓기도 하는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닌듯....
"득"이 있으면 "실"이 있는법!
적어도 생태학적, 환경학적으로는 "실"이 많아 보인다.
다른나라와 달리 북한강, 남한강, 금강, 낙동강등 각기 다른 강줄기를 가지고 있어 물을 넉넉하게 쓸 수 있는 환경을 가졌는데도 말이다.


물은 산을 넘지 아니하고 산은 물을 건너지 아니한다.
이를 일컬어 "산자분수령"이라 하지 않던가?
물은 이렇듯 산을 따라 남으로 남으로 내려가 부산앞바다 까지 흘러 가겠지....


망초도 이곳 백두대간 길목에서 만나니 전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승부역과 양원역의 중간지점 정도 되겠다.
이곳은 북사면이어서 그런지 단풍이 더 완연한 것 같다.
바람이 지나는 길목인지 낙엽도 다른 곳보다 많이 떨어져 있고....
바람끝이 마음만 먹으면 몸을 움추리게 하는 싸늘한 바람으로 바꿔버릴 기세도 느껴진다.


이곳에 승객을 태운 기차가 지나간다면 걷고있는 내 모습이 엄청 부러울 것이다.
아마 그럴것 같다.
내 생각인가?


기차에서 보는 차창가의 풍경도 아름답지만 걸으며 보는 풍경이 훨씬 아름답고 받아들여지는 감성도 다르다
왜냐하면 기차는 저런 동굴들을 많이 통과하기 때문에 걷는이들보다 짧은 거리를 달리고 보지 못하는 풍경이 다수...
걷는 이들에게는 기찻길이 나오면 기찻길 옆을 내주고, 굴이 나오면 돌아가는 길을 내어주고 철교가 나오면 교각 아래로 길을 내어주니 걷는내내 아름다운 자연과 풍경에 푹빠져 걸으며 느낄 수 있는 행복감은 걷는자만의 특권이라 해도 될 듯....

세평 하늘길 답게 산과 산사이의 골이 깊어 길이 없는 곳에는 이렇게 짧은 철교를 만들어 놓아 걷는데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음에 이 또한 감사할터...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의 발자욱 수만큼이나 낙엽들이 내려 앉아 주단을 깔아놓은듯 환영하고....


연인봉의 가을은 아직 조금더 기다리라 하네....


쑥부쟁이들이 무리지어 마을을 이루고 있어 멀리서도 눈에 들어와 얼마나 볓이 잘 들길레 튼실하게 꽃을 피웠다냐 하며 걸어온터였다.

생존하기 힘든 바위틈에 자리잡은 녀석들에게는 역시 이끼들이 한몫을 하고 있음을 잘 알 수 있다.
숲 공부를 하면서 달라진 것중 하나가 작은 이끼들을 자세히 보는 습관이 생긴점도 나에게 달라진점 중 하나....

생강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지 온 주변이 대부분 생강나무로 이루어져 있다.
군락을 이룬 단풍이 분위기 있다는 생각이....

저 바위틈에 물들어 가고 있는 녀석도 생강나무.....
힘겹게 버티며 살고 있는 녀석인데 생각보다 건강 해 보인다.
멀리서도 뫼산자 나뭇잎 모양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니....

이 가을날 남들은 겨울 준비에 들어갔는데 요녀석들은......
기다릴 것이다.
언제올지 모르지만 벌과 나비를 향해 최대한 환영의 표시를 하고 있는 중이겠지!
벌 나비가 와줄지는 모르겠으나.....


산중은 녹음 짙은 여름계곡에서 물들어 가는 가을계곡으로 옻을 갈아입는 중!

그러거나 말거나 물은 유유히 흐르고 다시 오지 않음을 고하고나 흐르는지.....



걷다가 관광열차를 만났다.
창가에 앉은 모든 사람들이 홀로 걷는 이 나그네에게 엄청난 환호와 손을 흔들어 주고 있다.
내가 주인공이 된것 같은 느낌일세.....
저분들도 좋아 보이고.....





거의 다 왔네.... 20여분 거리에 양원역이 기다리고 있고,
이곳은 승부역과 양원역 사이 유일하게 사람들의 앉아 쉴 수 있는 쉼터다. 몇개의 평상이 준비되어 있으나 낙엽들이 쌓여 있어 누군가 가져다 놓은 빗자루로 쓱쓱 털어내고 앉으면 된다.




어디선가 요정 하나가 불쑥 튀어나올 것만같은 분위기.......



양원역에 도착 하였다.
나무들과 놀다보니 계획한 시간보다 더 소요 된듯 싶다.
어짜피 돌아가는 기차시간을 넉넉하게 생각해서 걸어온 거였으니 느긋하게 걸으며 도착한 듯 싶다.
11시 53분 무궁화호를 타고 원점으로 돌아 갈 시간.....
봄에 마음 먹었던 내 스스로와의 약속,
그 약속을 지킨 하루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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