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날 짜 : 7월 12일
2. 구 간 : 성삼재~반야봉(16km)
3. 누구랑 : 마눌이랑 둘이
어쩌면 이번 휴가기간 걷고 싶었던 곳은 아마 지리산 이었을게다.
혼자도 아니고 마눌과 시간을 보내는 상황에서 몇년전 들렀던 사량도의 지리망산 정도는 마눌과 걸어도 무난한데 지리산 천왕봉은 장마철에 준비되지 않은 마눌의 상태.... 이곳을 걷기는 무리라는 생각에 그 근처라도 머물고 싶어 중산리에 숙소를 잡았다.

마눌의 컨디션 상태가 산을 오를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에 하동으로 나와 악양면 중대리 형제봉 아랫 마을을 돌아본다.
참나리가 비를 맞으며 탐스럽게도 피어있다.
마눌이 내 마음을 읽었는지 난 괜찮으니 산을 오르자고 한다. 나 역시 무엇인가를 털어버리고 싶은 마음 가득한데 애써 비우지 못하고 끙끙대고 있는 상황.....
그래 가자! 걷자!
이곳까지 왔는데.... 성삼재에 도착하여 곧바로 노고단 고개로 향한다.
성삼재에서 비상식량 몇 가지 더 보충하고 산으로 들어간다.

이곳의 원추리는 왕 원추리..... 크고 소담스럽다. 들꽃이 나를 반긴다.

안개끼고 습한 날씨는 장마철에 산을 걷는자가 감래해야 할 몫이지만 덮긴 덮다.
노고단 고개를 넘어 돼지령으로 들어가는 순간 와~~~ 감탄사만 연발!
천상의 꽃밭이다. 야생화 군락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이야.... 사진을 찍느라 발걸음이 더디다.
처음 걸어보는 지리산 능선길을 걸으며 마눌이 한마디 한다. " 내 신랑이 왜 이 지리산에 가고 싶어 하는지 조금은 알겠네"
자기 너무 들떠 있는 것 같아~
말도 많아졌고.....
그렇다! 나는 좋다. 너무 좋다!
지금 이순간 이곳에 내가 머무르고 있음이 너무 좋고 행복하다.

노루오줌 꽃인가?



꿩의다리, 앵초, 동자꽃, 까치수영, 찾아보면 알만한 다양한 들꽃들......








미끄러운 돌밭길을 조심스럽게 계속 걷는다.
생각보다 잘 걷는다는 생각도 해 보고... 언제 함께 종주를 해본다냐.....






구름속에 산 아래의 풍경은 보여주지 않았지만 1,600m넘는 곳을 걷다보니 여름도 없고 간간히 햋빛도....



돼지령을 지나고 임걸령을 향해 걷는다. 마눌이 반야봉까지 다녀 오잔다...

화개제에서 잠시 쉬기로 하나 저 아랫마을은 구룸에 묻혀 보여주지도 않는다.
이곳에서 땀도 좀 식히고 간식도 좀 하고, 허기짐을 막으면서 조금 여유를 찾은듯 하다.

임걸령의 잊지못할 추억도 이야기 해주며 참 너무 오랜만에 찾은 임걸령 샘터가 많이도 변했다. 주변도 많이 우거지고...
변하지 않은곳은 샘터밖에.....
이곳에서 라면을 끓이다 걸렸으니......평생 잊지못할 추억이 이곳에.....

지리산은 물을 한 모금 주고는 지리한 오르막이 이어진다. 선비샘도 그렇고 백무동에서 오르는 참샘도 그렇다.
물마시고 심기일전 해야 하는 곳이 이곳 지리산....

반야봉 삼거리에서 반야봉까지는 1km.... 지친 상태에서 오르니 좀 힘들게 올랐고 오랜만에 올라서 그런지 배는 멀게 느껴졌던 산행이었다. 마눌도 거의 초죽음...
다시는 조둥아리 함부로 놀리지 않겠노라고 몇번이고 되아렸다....
난 임걸령에서 돌아가자 했지만 마눌이 반야봉까지 가자했거든.....


원추리 한 송이가 어서 오라네



이 반야봉을 언제 오랴.... 종주하는 사람들도 절반 이상이 지나치는 봉우리인데.......
그래도 끙끙대며 올라섰다.

참으로 오랜만에 반야봉에 올랐다. 내 좋아하는 코스는 음정에서 벽소령~천왕봉구간을 좋아하니 이곳 반야봉에 올 기회가 많지 않을 수 밖에...
연하천도 보고싶네.....



더 머물고 싶지만 돌아갈 시간이 넉넉치 못해 그리 오래 쉬지도 못하고 내르막길을 재촉해야 했다.




돌아오는 걸음이 빨라진다.
비상랜턴은 하나 챙겼지만 날이 어두워 지기전에 내려가고 싶었다.






6시가 넘어 출입금지 라인을 넘어서 노고단 대피소를 지나 나왔나보다. 계곡물에 싯고싶은 마음 가득하나 날이 어두워져 저녁을 줄 수 있는 식당을 찾아야만 했고 다행이 식당들이 열려있어 저녁을 해결할 수 있었다.
비록 맑은 시야는 내어주지 않았지만 마눌과 처음 걸어본 지리산 능선길....
이번 산행도 평생 잊지못할 추억 하나 만들어낸 산행이었나보다.
'다녀온 느낌' 카테고리의 다른 글
8월 정기모임(내면) (0) | 2022.08.08 |
---|---|
용화산 (0) | 2022.07.29 |
2022년 휴가(남해) (0) | 2022.07.18 |
2022년 휴가(사량도2) (0) | 2022.07.18 |
2022년 휴가(사량도) (0) | 2022.07.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