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근교에 철죽으로 이름값을 하고있는 서리산의 철죽을 확인하고 싶었다.
엇그제 백월산 정상에서 만난 철죽의 강렬한 모습이 퍽이나 인상 깊었던 것이 오늘 서리산으로 나를 오게 한듯 싶다.

9시 30분이 되서야 산행을 시작한다.
조금 더 일찍 걷고 싶었으나 출근길 도로사정을 감안하여 조금 늦게 출발하였다.

봄의 절정에 이른 듯 산 아래 수목들은 계절이라는 시기를 맞추기 위해 무척이나 바뻐보인다.

지난번 이곳에 왔을때는 축령산을 먼저 오르고 서리산으로 넘어가 철죽동산을 지나 하산하는 코스를 선택하였는데 오늘은 반대로 걷고 싶어 서리산으로 오르기로 한다.
지난번 왔을때 하산했던 입구를 찾지못해 임도를 따라 올라간다.

승천 바위란다.
저 바위 틈새로 이무기가 승천했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는 바위랜다.


곳곳이 뱀 주의 푯말이 눈에 많이 띄는데 뱀이 많은 모양이다.
지나왔던 승천 바위도 뱀과 관련된 전설을 가지고 있고 나도 실제 뱀을 보고야 말았다.
나도 놀랐고 뱀도 놀랐겠지...


임도에서 산길로 접어든다.
임도따라 한참을 올라왔고 정상까지는 1,5km정도...

계속 오르막이지만 걷는길이 그늘이 드리워져 아직은 시원하다.



서리산 정상에 오른 후 저 멀리 보이는 축렁산까지 넘어가야 오늘 산행이 종료될듯..

철죽동산 한반도 지형이 있는 장소에 도착하였으나 이곳의 계절의 시계는 조금 이른듯...
이제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하는 정도...
그래도 봄꽃을 보겠다고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성질급한 녀석은 꽃을 틔웠는데 모든 꽃은 아름답다는 생각이...

서리산 정상에 도착하였다.
11시 30분정도에 도착하였지만 동호회 사람들이 많아 한참을 기다리고서야 기념 사진 한 장 남길 수 있었다.

서리산 정상에서 축령산으로 넘어가는 능선이 참 아름다운 길이어서 신록이 올라온 능선길은 어떤 모습일지 빨리 보고싶어 서둘러 출발한다.


기대한대로 이 시기에만 볼수 있는 신록의 모습..

나무가지 사이로 빼꼼히 보이는 축령산 정상이 멀어 보이지만 눈으로 보는 것 보다 걷고 걷다보면 산정상이 지척에 나타나는 법...

그래도 오르막과 내르막 길 모두 걷고 걸어야 목적지가 나오는 법, 서리산을 넘어왔으니 지칠법도 하지...


솔잎 양탄자에 피톤치드는 덤이고 길가에 얼굴내민 각종 들꽃들은 내가 이 산의 중심이라도 된 듯, 지금까지 나를 기다렸을 것만 같고,


길지는 않지만 능선길에는 평평한 이런 숲길도 걸어가는 구간도 있고...


이 고개를 넘어가면 헬기장이 나오고 헬기장을 지나면 경사도가 가팔라 진다.




결국 어느산이나 다 있는 깔딱고개를 통과해야 하고,
30여분의 깔딱고개를 걷고서야 축령산의 정상석을 보여준다.



햇볓은 날이 갈수록 강해지지만 코 끝에 스치는 바람은 아직은 차겁다.

산정에서의 시야는 봄철임에도 불구하고 저 멀리 산그리메까지 선명하게 보여준다.


축령산은 서리산보다 바위구간이 많아 걷는데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지형을 보면 돌길이 많은 축령산을 먼저 오르고 흙길로 이루어진 서리산은 하산길로 계획하는 것이 안전산행일 듯!


돌산이 그렇듯 시야가 터진 장소에는 시원한 경치가 볼때마다 속이 다 후련하다.





군데군데 암릉을 넘어가는 구간이 있어 걷는동안 발목에 온 신경이 집중되어 있다.

산 아래부터 봄이 깊어가는 모습이 선명하다.



남이장군 바위에 도착하였다.
이곳부터 1km남짓 내려가면 산행이 종료될 예정...


오늘 산행의 분위기를 점수로 환산한다면 전반적으로 90점?
철죽 개화 시기를 맞춰 왔더라면 100점일 텐데...




바윗길이 다 끝나고 잠시 숨을 돌리고 하산을 마무리 하기로 한다.
걷는 시간이 5시간이 다 되어가니 다리도 뻐근하고...


이 숲길 아래는 야영장이 자리하고 있고 오늘 산행도 막바지에 와버렸네...



2시 30분이 다 되어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철죽의 시기는 맟추지 못했지만 5시간 동안 걷는 내내 이 산이 주는 풍성함을 한아름 받아 마음이 풍성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