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온 느낌

굴업도 돌아보기

주대감 2025. 3. 24. 09:28

오늘은 굴업도를 다녀 오기로 한다.
내일 지인들과의 모임이 있지만 저녁 모임이어서 바다 날씨만 도와주면 여행 하는데 큰 무리가 없을 듯..
수욜부터는 비 소식이 있어 오늘 다녀오는 것이 맞을 것 같아 출발 하기로 한다.

처음에는 백패킹을 하고자 베낭을 꾸렸으나 산불 때문에 전국이 초비상 상태가 유지되고 있고 산청과 의성쪽은 재난지역 선포까지 내려진 상황이어서
야영을 한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생각...
민박을 하기로 계획을 바꾼다.
좀 더 가벼운 채비를 하고 섬을 돌아보지 뭐...

방아머리 선착장에서 8시 30분 배에 몸을 싣는다.
자동차는 선착장 주차장에 주차(2박3일까지 5,000원)하고 뚜벅이로 1박 2일 여정을 소화해야 한다.
월요일인데도 지난번 덕적도에 들어 갈때보다 사람들이 많다.
요금은 왕복으로 매표하니 9,000원...
두 시간을 들어가는데 이 요금이면 거저지 뭐...  왕복 요금인데^^
선실안에서 굴업도 민박집과 통화하여 하룻 저녁을 예약하고 본격적으로 굴업도 여행을 시작한다.
들어가는 여정은 지난번 다녀왔던 덕적도까지는 동일하고 덕적도에서 굴업도행 여객선을 매표하고 갈아타야 한다.
지난번 들어갔다 올걸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때는 날씨가...
굴업도를 다녀 왔다면 덕적도를 그만큼 구석 구석 돌아보지도 못했을 것이고...

여객선은 벌써 덕적도에 도착하고 있다.
8시 30분 출발~10시 10분 도착!

소야도 물댓섬이던가?
바람이 없어 잔잔한 바닷길을 달려 왔나보다.

선상에서 바라보는 장군바위!
소야도에서는 더 멋있더고만 선상에서 바라보니 밋밋한 작은 섬!

덕적도 진리항이 지척이다.
여객선에서 하선하여 바로 굴업도행 여객선을 매표한다.
작지만 이 여객선도 카패리호!
그러나 잦은 안개와 파도가 때문에 결항이 잦댄다.
선착장 옆 슈퍼 쥔장과 몇 마디 섞다보니 섬 날씨가 본래 그렇단다.
그렇게 자연이 허락해주는 범위내에서 순응하며 살아가는 것이 섬사람들의 일상이라고...
이곳 덕적도 토박이시란다.

굴업도로 들어가는 여객선은 아침에 타고온 페리와 비교하면 조각배 수준이라 할까?
덕적에서 울도까지의 노선...
울도선이라 부르네...
선실이 아기자기 하다
이 정도 크기 선실 두 칸이 전부!
1층에 한개, 2층에 한개!

뭐지?
승선표에는 11시 20분이라 되어 있는데 11시에 출발 한다.
내가 잘못 탄것도 아닌 것 같은데...
홀숫날과 짝숫날의 차이인가?
오늘은 문갑도 - 지도 - 울도- 백아도 - 굴업도순...
홀숫날은 문갑도- 굴업도- 백아도 -울도- 지도순...
오늘은 1시간이 더 걸린다.

언제 이런 주변 섬들을 구경 해본다냐...
이런 기회에 덤으로 구경하는 거지,
이 또한 여행의 일부이거늘...

배는 백아도를 들렀다 굴업도에 접근한다.
문갑도는 도착 방송을 해주더니 다른 섬들은 안내방송이 없었다.
나 처럼 처음 오는 사람은 놓치고 지나갈 수도 있겠다 싶다.

굴업도에 가까워 오니 이곳은 안내방송을 해 준다.
평소 사람들이 많이 찾아서 일까?
저 멀리 개머리 언덕도 눈에 들어오고...

굴업도행 손님은 나 한 사람 내려 놓고 배는 떠나버리고  문갑도를 거쳐 덕적도로 돌아 가겠지.
하루 한 번. 주말은 2회 운항하는 스케쥴!
민박집 아저씨가 픽엎을 나오셨다.

동내 주민들이라봐야 10가구 남짓 이라는데 동내를 돌아보니 비수기때라 그런지 자물쇠로 잠그고 뭍으로 나갔는지 비여 있는집도 다수...

민박집을 도착하여 뜨거운 물을 끓여서 바로 개머리 언덕으로  출발한다.

해변을 따라 걷다 저 출입문으로 올라서면 개머리 언덕으로 가는 방향이다.
등산 리본이 다수 메달려 있어 길 찾기는 쉽다.

등짐을 메고 간다면 땀 한사발 흘려야 능선길을 보여줄 듯...

개머리 언덕 초입!
더 걷고 능선을 한참 더 걸어야 한다.
주변 경치가 좋아 지루하지 않다.

지나온 길도 한 번 돌아보고....
넉넉한 시간을 가지고 여행을 하다보니 서두르지도 않고, 조급함도 버리고, 좀 더 오래 바라볼 수 있고. 보이지 않던 모습도 볼 수 있고  여유로운 걸음을 걸을 수 있어 아름다움을 한결 더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그 곳의 풍경들...
거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이 살아가는 삶속에서 나를 돌아보고 잊고살던 삶의 가치를 발견하며 비로서 이 여행의 의미를 찾아가는 것...
그래서 "여행은 나를 바라보는 거울"이라 했던가?

이 섬에는 사슴이 200 여마리 산다 그러는데 정말 사슴이 풀을 뜯고 있다.
생각보다 덩치가 헤비급이다.
내가 방해가 되어 버렸나보다.
죄다 뛰기 시작한다.

야영하는 사람은 세팀정도...
평일임에도 이곳까지...
인천에서 출발하는 여객선을 이용하는 사람이 더 많은 걸 보니 여기 야영하는 사람들은 모두 인천에서 줄발한 사람들이네...

산방 기간이라 야영은 포기 했지만 이곳에서 컾라면과 커피 한 잔은 하고 싶어 뜨거운 물을 공수 해 왔는데...
바람 막아주는 곳이 없어 바람과 함께 컵라면 하나 후루룩 마셔버렸다.

바람이 그닥 세차지 않지만 바람끝은 아직 차겁다.

비록 삼박자 커피지만 지금 이 순간 만큼은 드립한 커피보다 훨씬 맛있는 것 같다.

사람들이 얼마나 들락달락 하였는지 흙바닥이 맨질 맨질 하다.

바람만 들락거리는 개머리 언덕...
푸르른 신록으로 색을 바꾸면 한층 더 생기 넘치는 풍경이 펼쳐질 것 같은 생각이 앞선다.

되돌아 갈 시간..
능선을 따라 걸어보자!
그닥 길지 않을 것 같은 능선...
눈에 보이는 만큼만 걸어볼까?
길이 보이니 걸어 봐야지..

송전탑까지 걸으면 마을로 연결된 길이 나올 것 같기도 하고...

예상은 맞았다.
길을 따라 걸다보니 이 길은 민박집 앞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동내 분위기는 무엇인가 1%  부족한 느낌!
뭐지?
문패가 마음에드네...
누군가 기다릴 사람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것이니까...

고씨댁 민박집도 문 잠그고 출타를 한듯...
어제 몇번 전화를 했었는데 연결 불가!

저녁 나절의 동내 분위기는 이 정도로 마무리...
쥔 아주머니께 내일 일정을 물어보니 아침먹고 바로 반대쪽을 돌아 보고 여객선 도착 시간 맞춰 선착장으로 가라 그러신다.
3시간여 소요되니 감안해서 일정을 잡으라 그러신다.
오늘은 이정도로 마무리 하고 절반의 여정은 내일 진행하지 뭐....

둘쨋날!
아침에 눈을 떠보니 안개가 또 온 섬을 집어 삼켰다.
샌드위치 만들어 베낭에 챙켜 아주머니께 잘 쉬고간다 인사  갔더니만 오늘 배가 안들어 온댄다.
설마 했는데...
해운사에 전화 해 보니 덕적에서 문갑도만 뜬다네...
갇혔다!
섬에 갇혀버린 것이다.
오늘 스케쥴은 꽝!

뭐해  이 섬에서...
베낭 짐을 줄이고 필요한 것만 챙겨들고 안개낀 섬을 둘러보기로 한다.
길을 걷다가 어제 들어와 야영하다 발이 묶인 야영객과 몇마디 섞어보니 이분도 대책이 없다네
오늘같이 발이 묶이면 야영객들이 민박집으로 몰리니 방을 알아보라 조언 해주고 섬을 돌아보려 선착장쪽으로 걸어 나간다.

바닷가를 가로질러 산을 오르는 길이 있을텐데 안개 때문에 가늠 할 수가 없다.
눈에 보이는 데로 방향 잡아 걸어보지 뭐!

맑은 날이었으면 멋 있을 경치네...

이곳 저곳 사람들이 많이도 들락 거렸나보다
낮은 잔디에 사람들 다니던 좁은 길이 있어 그리 어렵지 않게 길을 따라 걷는다.

코끼리 바위는 대체 어디 있는 거야...

모래언덕이 산 아래까지 이어진 흔치않은 현상은  온전히 바람의 노력일게다.
저 뒤에 보이는 산이 오늘 아침의 목적지일 듯...

모랫길에는 내 발자욱과 새벽녁에 지나갔을 사슴의 발자욱만...

작은 산 하나를 넘고 조금 더 높은 산을 오른다.

정상 가까이는 가파름 길이 이어지고 알팍한 줄 하나 잡고 올라서야 하는 구간이 어설프다.

정상에 올라 섬을 내려보니 이놈의 안개는 쉬 걷칠 것 같지는 않고 다행이 바람이 불어대서 오후에는 걷칠런지...
내일은 나가야 할 텐데 말이다.

연평산 정상이다.
바람 때문에 오래도 못 있을 것 같다.
내려가지 뭐!

30여분 내려오니 가파른 구간은 다 지나오고 완만한 구간이 남아 발걸음이 조금은 여유로워 졌다.

좌우를 살피다 보다 코끼리 바위를 찾았다.
이 곳의 명물 중 하나인데 올라 갈 때에는 안개 때문에 찾을 수 없었네 그랴...
이곳을 먼저 찾았으면 산은 내일 오를 생각이었는데....

코끼리 뒷 다리  모양 같다는 생각이 앞선다.
이곳은 바람을 막아주고 경치도 좋으니 의자 펴고 간식하고 음악 좀 듣다 가야겠다.

목기미 해변이 보이고...
두 바다사이를 모래해변이 경계를 짓고있는 해수욕장이다

아침에는 저  바위섬 사이를 걸어 왔는데 벌써 물이 들어와 돌길을 삼켜버렸네...

마을로 돌아가는 길에서 보니 안개가 조금 옅어졌는데 쥔 아주머니께서 그러신다!
그래도 오늘 배는 안와요!
오후 들어 바람도 강해진다.
걱정이네...
내일 나갈 수나 있을런지...

세시가 넘어간다.
민박집 앞 해변을 나가본다.
안개는 어제 오후만큼 시야를 보여주는데 그놈의 바람...
강풍주의 하라는 메세지도 들어오고...

초 미니 성당이 있었네
굴업도 공소라 되어있는데 예배를 드리는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이 집은 요녀석이 주인공인듯...

이 동내 가구수는 10가구가 맞는 듯...
우편통이 10개밖에 없는 걸 보면....

셋쨋날이 밝았다.
안개나 강풍이 불면 어쩌나 걱정 했으나 다행이 날씨는 맑음...
민박집 앞 해변가로 나가본다.

개머리 언덕에서 일출이나 볼 껄  하는 아쉬움이 남는 아침이다.
어제 해운사에서 보내온 메세지를 보니 오늘 굴업도에서 나가는 시간은 1시 20분이라 안내 되어있네
덕적 도착은 2시 40분...
짝수날이어서 문갑도를 들리고 바로 덕적도로 나가는 일정...
오늘  배 못뜰 일은 없겠지?

굴업도의 일상이 이렇게 시작하는 것 같다.
이 동내의 견공은 5마리 인듯...
뒷집 2마리, 민박집 3마리...
견공들 호구조사 끝!
뒷집 견공들은 아침 산책을 시작했는데 민박집 견공은 대형견이어서 대부분 묶여있는 신세...

민박집 쥔장께서 굴업이라는 대형견 한 마리를 풀어 놓았다.
요녀석들 나가고 싶어 뛰어다니는 굴업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간단한 아침을 마치고 어제 다 못돌아본 덕물산을 올라보기로 한다.

멀리 삼형제 바위도 보이고...

같은 길이지만 어제 안개낀 길과는 분위기도 다르고 걷는 느낌도 다르고...

목기미 해변을 나 홀로 걷는다.
오늘 아침은 내 혼자만의 해변이지 싶다.

어쩌다 여기 까지 밀려 왔는지...

아무일 없는 일상이 얼마나 풍요롭고 느긋한 시간들인지 섬에 남아보니 조금은 알 수 있을것 같기도 하고.
왜 이제서야 들어 왔냐며 앙탈을 부려 나를 하루 더 잡아 둔 것인지...
어쨋든 오늘 이 섬의 분위기는 행복하다...

우측에 솟아있는 산은 어제 안개속에 올랐던 연평산!

1시간여를 걸어 올랐나 보다.
잠시 앉아 섬을 느껴 본다.

멀리 개머리 언덕도 보이고 동내 뒷산인 송신탑도 선명하다.
굴업도의 높은 곳은 다 걸어보았나 보다.
섬이 더 선명해지는 계절에 다시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슬슬 내려가 볼까나...

봉우리 바로 아래 작은 봉우리 정상 뷰가 끝내주네
딱 1개 텐트공간 확보되고 일출과 일몰이 조망될 것 같은 풍경 맛집으로는 두번째가라면 서러운 뷰  맛집이네...

굴업도의 대부분이 조망된다.
내려 가려니 아쉬운 마음도 들고...

민박집으로 돌아오니 쥔아주머니가 돌김을 채취하셨다고 김을 말리고 있다.
방송으로만 봤지 직접 말리는 것은 처음 보는 것 같다.

1시간 먼저 선착장으로 나가기로 한다.
조용한 바닷가 풍경이 나를 조금 빨리 도착하게 한다.
걷다 가다 마음가는 곳에 머문다는 것이 살아가며  몇번이나 찾아올까?
이런 저런 이유로 나를 여기에 사흘동안 머물게 했던 이곳은 덕적면 굴업리!
사람들은 이곳을 굴업도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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