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첫날은 지리산에서 시작하고 싶어 기차표와 대피소를 예약하고 지리산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이곳에 오기까지 아침에 해프닝이 있어 오전에 입산 못하고 해질녁이 다 되서야 장터목에 도착했다

백무동 코스로 오르기 시작한다.1박 2일 일정이어서 베낭이 무겁다
오르기 시작하였으나 아직 속도도 안나고 아침 기차 못타고 11시 기차를 타고 오는 바람에 오늘 스케쥴 꼬여도 단단히 꼬인 새 해 첫날이다
그래서 그런지 컨디션은 엉망일 수 밖에...

참샘에 도착했나 싶었더니 이제 하동바위에 도착했다
사실 백무동은 하산길로 많이 이용하다 보니 코스 하나 하나가 낮설다
몆 달 전 해린이와 하산길로 이용 했는데 오름길과 하산길은 느낌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하동바위를 지나 40여분을 더 오르니 참샘이 보인다
본격적인 오르막이 이제 시작되는 것이다.

참샘에 도착했다
과일도 좀 먹고 물도 좀 마시고...
그러나 지체 할 시간이 없다
해 짧은 겨울 아니던가?

아이젠을 하고 오름길을 지속 한다
몸이 무겁다
새 해 첫 날 일출 보고 내려오는 산객은 가끔 만나는데 오르는 사람은 나 혼자...
특히 이 시간에...

소지봉에 도착했다 이곳까지 오름길이 난이도가 아주 높은 악명높은 오르막이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다
모자는 흠뻑 젖어 비니로 갈아쓴다

소지봉 쉼터는 언제와도 반가운 장소다.
그만큼 여기까지 오르막의 경사도가 쎄다는 이야기일게다.


일몰이 시작된다
조망 좋은 곳에서 사진도 좀 찍어가며 가고 싶지만 오늘은 모든 것을 다 생략이다
대피소에서 전화가 온다
자리 배정 받으라고...
내 위치와 도착 예정 시간을 알려주고 계속 서두르는데 속도가 나지 않는다


이제 장터목이 20분거리에 도착했다
주능선 일몰을 지나치기가 아쉬워 사진으로 남겨본다
저 멀리 반야봉이 선명하다
오늘도 지리산의 여러 봉우리님들은 안녕들 하신가요?

대피소에 도착하여 방 배정을 받는 과정에서 1층으로 배정해 주시죠
더위를 타서 잠을 잘 못잡니다 그랬더니 대피소 직원 왈 ...
2호실에서 혼자 주무시죠
사람들이 없어 혼자 주무셔야 되는데 메트리스등 장비는 가져 오셨죠?
물론이죠
저야 너무 좋죠!
그리하여 이 사람 많다던 장터목에서 혼자 독채를 쓰는 영광을 다 누리게 되었다
처음이네
이런 경험!
그도 그럴것이 예전과 달리 대피소에서 담료를 대여 해 주지 않는다
그러니 실내 온도를 높힐 수 밖에...

8시가 되니 소등을 하겠다 고하고 소등실시!
뭐 하지 이 큰 방에서 나 혼자...
음악이나 들어야 겠다
밖은 거센 바람소리가 이곳 대피소 지붕을 잡아먹을 듯 엄청난 소리에 살짝 쫄았다
내일 아침이면 잦아드는 바람이겠지 뭐!
내일 일출은 7시 40 분
5시 기상하여 아침 간단히 하고 5시 50분 출발하면 될 듯 싶다
그럼오늘은 여기 까지...

일출 시간이 7시 38분이랜다
5시 40분 넉넉하게 출발한다
취사장에는 라면들을 끓이는지 라면 냄새가 식욕을 돋군다
난 빵으로 배고품 해결하고 다녀와서 누룽지로 아침메뉴를 정해 논 터였다
제석봉까지가 꽤 경사있는 오르막의 연속이다
그러나 아침에는 베낭을 생략하고 물 한병만 챙겨 움직이니 경사가 가파르다 하여도 부담은 없다

천천히 올라왔는데도 천왕봉이 얼마 남지 않았다
바람 피할곳도 없는데...
너무 서둘렀나?

여명이 트이기 시작한다
기온은 그리 많이 내려간 것은 아닌것 같은데 불어오는 바람은 너무 시렵다


올 두 번째
날의 천왕봉 일출이 시작된다


바람이 얼마나 세찬지 사진 부탁하기도 미안 할 정도다
사람들이 얼마 안되니 서로 상부상조 하는 분위기다

산그리메들도 구경하는데 생각보다 선명하지 않다
산 아래 중산리는 백무동보다 가깝게 느껴지는 건 맞다


천왕봉 주변 바위군에 일출이 걸쳐있다


서쪽에서 불어대는 바람이 너무 시려워 잠시 서 있는 것도 힘들어 천왕봉 바로 아래로 내려왔다



바뀌는 계절 모두 저 모습으로 맞이했을 구상나무...
앞으로도 몇 백년을 저리 버틸런지...


참 오랜만에 천왕봉길을 걸어보는 것 같다
이곳을 올때마다 내 모습이 조금씩 달랐던 것 같다
마지막 30대를 보내며 추억 하나 만들기 위해 걸었던 모습부터 사진에 욕심 품고 계절마다 찾아왔던 내 모습들...
지금은 인생 한 페이지 정리 해가며 왠지 모를 아쉬움과 서글픔이 교차되는 감정으로 이곳을 지나고 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웅장함과 아름다운 모습을 항상 내어주는 이 지리의 넉넉함은 강산이 세번이나 바뀌었어도 그자리 그모습 다른 감성...

사 계절 다른 얼굴로 또 찾아오라 속삭이는 것 같아 애써 걸음 속도를 줄여본다


제석봉의 평온함의 분위기는 어찌할까?
그냥주저 앉아버리고 싶은데 저 멀리 앞서걷는 산객의 모습도 아름다워 보인다



내려와 소박한 아침을 먹고 9시 30분 부터 하산을 시작한다

저녁 늦게 도착하여 장터목 주위를 둘러 보지도 못한 체 저녁을 맞이했다
아침에서야 눈 도장 찍어본다
어젯 밤 오랜만에 쏟아지는 장터목 별밤을 한참이나 감상했던 시간은 한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5.8km를 걸어 내려 가야만 끝나는 내르막 일정!

겯는 수 밖에.
날이 포근하여 세 벌의 속옺이 다 져져버려 내려가서 갈아입을 여분이 없다
겨울산행은 바람이 있어 젖은 옺가지는 내 체온을 빼았기 때문에 젖은 옻은 자주 갈아 입니것이 좋다
기능성 속옺의 필요성을 그 어느 때보다 느꼈던 산행이였던 것 같다
12시 30분 쯤 모든 산행을 마치고 시외버스로 인월로 이동한 후 다시 남원으로...
남원에 가서야 늦은 점심을 할 수 있었다
기차시간이 있어 느긋하게 맛집을 투어 해가며 먹을 시간이 없어 아쉽기는 했다
터미널 근처 중국집에서 시킨 볶음밥!
쥔장에게 왜 이렇게 많이 주시는 거죠?
서울에서는 2인분 분량입니다 그랬더니 쥔장 왈...
시골이라 그래요
시골 인심이 그럽니다 라고 대답하신다
이제 기차를 타고 올라가는 중이지만 뻐근한 다리는 푹신한 침대를 자꾸 생각나게 하는 것은 내가 나이가 먹은건가 아니면 지리산 이 코스가 악명 높아서 일까?
그래도 잘 다녀왔다는 생각이 앞서고 훗날 이번 산행은 어떤 추억으로 내 기억속에 남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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